
찰나의 순간과도 같은 가을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가을이 점점 짧아지는 것 같은 느낌. 더 추워지기 전 지금 이 시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서울 내 걷기 좋은 길 몇 곳을 소개한다.
덕수궁 돌담길 · 정동길 · 고종의 길
연인이 같이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는 덕수궁 돌담길은 무척 아름답고 낭만이 있는 길로 손꼽힌다. 해당 속설은 과거 이곳에 가정법원이 있었고, 이혼을 하려면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 법원까지 가야 해서 나온 말일뿐 근거는 없으니 걱정 말고 친구와 연인의 손을 잡고 걸어보자. 900m 남짓한 보행자 중심의 도로라 주변 환경과 도보길이 잘 어우러져 있으며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 그리고 고종의 길이 이어져 있어 이 부근을 같이 둘러보기 좋다. 특히 낙엽을 쓸지 않는 거리라서 가을에 가면 아름답게 쌓인 낙엽을 볼 수 있다.
경의선 숲길 · 경의선 책거리
경의선 숲길은 옛 경의선이 다니던 철길을 공원으로 새롭게 조성한 것으로 마포구에서 용산구까지 약 6.3km 길이로 이어져 있다. 이 중 연남동 구간이 가장 넓은데 도심 속 공원으로 유명한 미국의 센트럴파크 이름을 따 연트럴파크라는 별명이 있다. 홍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만나볼 수 있는 경의선 숲길은 책 테마거리로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이 바로 경의선 책 거리이다. 이 거리에 작은 서점, 어린이들 체험 장소, 아기자기한 카페 등이 있어 아름다운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걷기 좋다.
삼청동 카페거리
주한 브라질 대사관부터 삼청동 청사까지 약 900m 구간에 자리 잡고 있는 삼청동 카페거리는 운치 있으면서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곳으로 북촌한옥마을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보통 한옥마을을 본 뒤 삼청동 카페거리에서 커피를 마시는 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카페 하나하나 개성 있고 특색 있어 어디를 방문해도 좋고, 한적하게 길을 걸으며 이곳만이 간직하고 있는 옛 풍경을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율곡로 궁궐담장길
일제가 끊어놓은 창경궁과 종묘가 90년 만에 다시 이어져 궁궐담장길로 돌아왔다. 창경궁과 종묘는 본래 담당을 사이에 두고 숲으로 이어져있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이 두 곳으로 흐르는 북한산의 주맥을 끊을 목적으로 이 사이에 도로(율곡로)를 내며 오랫동안 분리되어 있었다. 이 두 곳이 다시 이어져 지난 7월부터 일반 시민에게도 개방되었으며, 평일 평균 300~400명 정도가, 주말에는 평균 500명 정도가 찾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청계천
서울에서 걷기 좋은 길하면 빼놓을 수 없는 청계천이다.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성동구 신답철교까지 약 6km 남짓 이어져 있어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 좋다. 청계광장을 기준으로 가장 처음에 있는 다리인 모전교 아래에는 팔석담이 있는데 이곳에 많은 방문객들이 소원을 빌며 동전을 넣고 있으니 한번 따라 해보자. 동전은 시에서 수거하여 불우이웃 돕기에 쓴다고 한다.
서울로7017
중구 만리동 1가에서 회현역까지 약 1.5km 구간에 조성된 보행길로 본래 차가 다니는 고가도로였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산책로로 탈바꿈한 곳이다. 서울역과 남대문, 명동, 회현, 서대문 등 이 일대를 모두 도보로 갈 수 있게 이어주며, 특히 밤 야경이 무척 아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