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이 주는 간편한 행복과 식탁 위로 쌓이는 풍성한 시간을 생각하면 외식에는 지갑을 기꺼이 열게 된다. 그런데도 월말이면 주머니 사정을 걱정하게 되는데. 그럴 때 전통시장은 신선하고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되어 준다. 먹거리 등 전공이 확실한 서울의 전통시장 7곳을 소개한다.
1. 광장시장
서울 최대 규모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전통 시장인 광장시장은 경복궁, 종묘, 창경궁, 창덕궁 등과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특히 먹거리가 다양하기로 유명한데, 그중 유명한 것 몇 가지를 소개한다.
마약김밥
단무지, 당근, 부추 한두 줄이 들어가 있을 뿐인 작은 김밥인데, 함께 나오는 겨자장은 풍미를 한껏 배가한다. 중독성 있는 맛에 가격도 3천 원 선으로 부담 없다.
빈대떡
고소한 냄새를풍기는 빈대떡집도 시장 곳곳에 보인다. 바삭한 식감을 자랑하고 기름에 튀겼지만 놀랍게도 느끼하지 않다. 빈대떡 1장에 5천 원 선.
순대
순댓집이 여럿 있지만 그중 가장 유명한 집에는 간판도 없다. 일명 4시 할머니 순대로 불리는데, 이유는 오후 3시 50분 즈음 홀연히 나타나 순대를 팔기 시작하고 다 팔리면 바로 모습을 감추기 때문이다. 가격은 1인분에 6천 원 선인데, 찹쌀이 많이 들어가 일반 순대보다 굵고 쫀득한 식감이 좋다. 한곳에 진치고 장사하는 것이 아니라 순대 할머니를 찾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대한상회, 삼우수산 주위에 자주 나타난다.
육회
육회는 광장시장의 명물이다. 진주육회, 부촌육회, 자매집 등이 모여 육회골목을 이루고 있는데, 어딜 가도 기본 이상의 맛을 기대할 수 있고 가격도 비슷하다.
2. 통인시장
서촌 통인시장은 엽전으로 사 먹을 수 있는 도시락으로 유명하다. 엽전 1개는 500원으로 고객만족센터에 있는 도시락 카페에서 구매할 수 있다. 엽전을 사면 빈 도시락을 함께 주는데, 도시락카페 가맹점 표시가 붙은 곳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담아 엽전으로 결제하면 된다.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재미로 통인시장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3. 동대문시장
전통시장과 쇼핑몰이 같이 있는 동대문 시장은 2002년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의류 시장으로, 점포 수만 3만 개가 넘는다. 구역별로 판매 상품이 특화되어 있어 효과적으로 쇼핑할 수 있다. 동대문종합시장은 원단과 부자재, 액세서리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의류는 디오트, DDP 패션몰, 벨포스트, 잡화는 평화시장, 스포츠 의류는 신평화패션타운이 유명하다. 밤에 하는 도매 장사 덕에 늦게까지 문을 여는 식당이 많아서 한 번쯤 구경 가보기 좋다.
4. 노량진수산시장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제철 생선, 건어, 젓 등 다양한 수산물을 만날 수 있다. 경매나 도매뿐만 아니라 소매로도 저렴하고 싱싱한 생물을 살 수 있다. 가게마다 가격의 편차가 좀 있으니 미리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수산물 시세를 참고하는 것을 추천한다.
5. 방산시장
방산시장은 인쇄, 포장에 특화됐다. 다양한 가격대와 디자인의 포장 용기가 있고 주문 제작도 가능해, 카페 창업을 준비한다면 한 번쯤 들르게 되는 곳이다. 케이크나 쿠키 틀, 예쁜 유산지를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 취미 베이커들도 이곳에 가면 눈이 돌아갈 거다. 초콜릿, 빙수재료, 식용색소, 버터 등의 식재료와 영업용 오븐 등 제과제빵 관련 제품은 거의 다 찾을 수 있다.
6. 남대문시장
남대문시장은 의류를 비롯해 주방용품, 가전, 일회용품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데 특히 카메라와 안경이 유명하다. 자신에게 맞는 카메라를 추천받거나 수리받을 수 있어서 지금도 꾸준히 수요가 있는 편이고, 안경테의 경우 대부분 이곳에서 유통이 시작되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지를 만날 수 있다.
7. 마장동축산시장
마장동축산시장은 고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데,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싱싱하고 질 좋은 한우로 유명하다. 고기의 선도 등을 눈으로 직접 보고 살 수 있어 안심되고, 특수부위도 일반 정육점처럼 그램 단위로 살 수 있다. 선물용 포장 제품도 종류가 다양해 명절 즈음이면 특히 붐빈다. 한우뿐만 아니라 수입육, 돼지고기 등 우리나라 정육의 60~70%를 담당하는 전문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