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월 16일 금요일, 동대문 경동시장에 새로운 스타벅스가 오픈했다. 국내 커피업계의 60%에 육박하는 점유율과 오늘 자 기준, 서울에만 599개의 매장이 있는 스타벅스의 새로운 매장이 생기는 것은 이상한 풍경은 아니지만 경동시장이라니…. 도대체 왜?
경동시장은 1960년 개설된 다양한 농수산물 등을 도소매로 구매할 수 있는 전통시장으로 특히 한약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데, 전국 한약재 유통의 70%가 이곳에서 유통된다고 한다. 하지만 주차가 불편하고 전통시장이 주는 이미지 탓인지 경동시장이라는 이름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굳이 찾아가 본 적은 없는, 찾아갈 필요도 없는 곳으로 생각됐었다.
이런 전통시장 안에 스타벅스가 생긴다니? 스타벅스 하면 그 지역에서 가장 목이 좋은 곳, 즉, 가장 눈에 띄고 찾기 쉽고 소위 말해 가장 땅값이 비싼 곳에 입점하지 않나? 그래서 찾아가 봤다. 새로 생긴 스타벅스 경동 1960점.
찾아가는 길은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1호선 제기동역 2번 출구로 나와 직진으로 조금만 걷다 보면 바로 경동시장이 보인다. 경동시장 내부로 들어가 또 조금만 걷다보면 스타벅스 간판이 보이는데, 간판을 굳이 찾지 않아도 조금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이니 주변에서 장사를 하시는 상인분들이 길을 가르쳐주셨다. 지금은 영업하지 않는 폐극장인 경동극장을 스타벅스로 리모델링 했다고 하니, 경동극장의 위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더욱 쉽게 찾아갈 수 있겠다.
이런 곳에 스타벅스가? 의외의 설렘을 가지고 도착하니 레트로 감성이 충만한 금성전파사와 스타벅스의 간판이 같이 보였다. 몰랐는데 금성전파사는 LG전자에서 만든 곳으로 스타벅스와 같이 지역상생을 목적으로 하는 복합문화공간이라고. 시간이 없어 금성전파사는 둘러보지 못했지만 금성오락실, 방탈출게임 등을 할 수 있으며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며, 판매 수익금 전액 경동시장에 기부된다고 하니 꼭 다시 한번 들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벅스는 이곳 3, 4층에 위치하는데 들어가는 입구부터 극장 상영관에 입장하는 기분이 들었다. 내부의 첫 느낌은 그리 크지 않은데? 싶었는데 천천히 둘러보니 테이블이 상영관처럼 계단식 놓여 있었고, 매장 한켠에는 주문자의 닉네임이나 주문번호를 빔으로 벽에 쏘아 알려주고 있었으며, 조명 역시 전체적으로 조도가 조금 낮아 기존에 극장이었다는 점을 최대로 활용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던 건 라이브 연주였다. 지역 아티스트들과의 상생을 통해 문화예술 공연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용자로써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좋은 음악을 선물받은 기분이 들었다. 주변 소음에 묻혀 소리가 크진 않았지만 말이다.
베이커리 특화 매장이라 다른 매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빵이 있어 특히 좋았고, 오는 22일까지 하루 선착순 500개 한정으로 1만 5천 원 이상 구매하면 머그컵을 증정하며, 메뉴를 즐기지 않아도 1개당 4천 원 이상 기부하면 선착순 350개 한정으로 머그컵을 받을 수 있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점은 있었지만 매장의 컨셉과 취지 그리고 겸사겸사 들려 먹거리를 구매하기 좋은 경동시장까지. 이곳만의 특징이 확실하다고 생각되었으며, 판매하는 물품 당 300원씩 경동시장 발전 기금으로 기부된다고 하니 이 매장을 계기로 재래시장 역시 같이 부흥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든다.
🕒 매일 오전 9시 ~ 오후 20시
서울 동대문구 고산자로36길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