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관련한 무수한 콘텐츠와 북카페, 독립서점 등 장소들 사이에서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책에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 아닐까. 기왕이면 공간의 분위기가 따듯하고 인테리어도 책장이 술술 넘어가도록 멋있는 곳에서.
절제되어있지만 ‘편안한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다‘는 본질에 집중한 독서의 진수, 소전서림이다. 소전서림의 황보유미 관장님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1인서가를 자처하는 공중 도서관, 소전서림
혼자 있고 싶기도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려 있고 싶기도 한 ‘따로 또 같이’처럼, 상반된 욕구 등 동시대 현대인들의 다양한 욕구를 공간과 가구로 풀어냈어요. 소전서림 메인홀에는 1인 서재를 둬 혼자 있기 좋은 공간으로 구성했지만, 예담에는 카페같이 이야기하고 옆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죠.
소전서림의 미션인 독서를 장려하고, 책을 좋아하는 이들의 놀이터이자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책과 글을 읽고 쓰는 곳, 책의 숲
책을 읽는 행위는, 결국 내 생각들을 다시 써내는 일과 연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뿐 아니라 책을 읽는 것과 관련된 사물들도 같이 다루고 있어요.
이번 도서 큐레이션 전시 <冬: 겨울詩>의 일환으로 ‘시’를 쓰는 공간이 마련되어있습니다. 고요한 겨울 정취에 맞는 시들을 도서관 곳곳에서 소개하면서 시를 읽고 직접 쓰며 만끽하는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삶의 닻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연사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문학도서관으로서 고전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게 하기 위해 고전 작품 프로그램을 주로 기획하고 있어요. 또 동시대 작가들과의 북토크, 또는 차회와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등 생활 프로그램들도 기획하고 있죠.
자기만의 진중한 철학을 가지고 우리 삶의 ‘닻’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어 주실 수 있는 분을 연사로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와주신 관객분들이 저희가 준비한 프로그램에서 책과 나 자신을 마주하며 깊이 사유하는 시간을 경험하실 수 있도록이요.
방문자가 좋아하는 공간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
도서관의 책들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도서 전시는 시즌만 진행하니, 꼭 전시 동선을 따라 책도 보시고 전시 내용도 느긋한 마음으로 즐겨 보셨으면 좋겠어요.
방문자가 좋아하는 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소전서림의 가장 큰 장점인데, 그중에서도 1인 서가의 디자인 체어에서 다리를 뻗거나 누워 책을 느긋하게 읽는 것이 이곳에서 꼭 즐겨야 하는 필수코스가 아닐까 싶네요. 책의 숲이니 잠시 눈을 붙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어떤 공간이든, 그 공간의 철학이든 시간에 따라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변치 않는 철학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죠. 소전서림의 개관 미션이었던 ‘독서 장려’는 변치 않는 저희들의 목표라 그것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은 이제까지 변치 않았고 앞으로도 이어질 거예요.
인터뷰를 마치고 소전서림을 나서는 데 이제야 흰 벽돌로 둘러쌓인 이 건물의 외관이 다시 보였다. 이름 그대로 책의 숲인 이곳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길을 잃어도 모든 것이 의미있었다.
3만 여권의 서적이 있는 문학도서관 소전서림,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 강남구 영동대로138길 23 지하1층, 소전서림
📆 월요일 휴관, 화-일 11:00~21:00
✔️ 반일권(5시간) 3만원, 연간회원 10만원 (매일 3시간 무료 이용, 추가 10시간 적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