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프랜차이즈 사업이 발전하며 굳이 그곳에 가지 않더라도 비슷한 맛을 집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왠지 가끔은 ‘원조’를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 서울 및 근교 내 몇몇 원조를 만날 수 있는 지역을 소개한다.
신당동 떡볶이
떡볶이가 탄생한 곳, 바로 신당동이다. ‘며느리도 몰라~’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신당동 떡볶이 골목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마복림 할머니의 손끝에서 바로 지금 우리가 먹는 떡볶이가 탄생했다. 궁중떡볶이라고 해서 간장에 고기와 떡을 넣고 볶아먹는 음식은 조선시대부터 존재했으나, 고추장으로 볶은 빨간 양념의 떡은 마복림 할머니가 1953년 신당동 노점상에서 떡볶이 장사를 시작한 것이 원조이다.
지금은 신당동 떡볶이 타운이라고 해서 여러 음식점이 모여 하나의 촌을 이루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눈앞에서 보글보글 끓여먹는 즉석 떡볶이를 맛볼 수 있다.
의정부 부대찌개
6.25 직후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유통되던 스팸, 소시지, 베이컨 등을 물과 김치 등에 끓여 먹기 시작하며 탄생된 부대찌개는 의정부가 원조이다. 파주 역시 마찬가지로 부대찌개의 원조로 손꼽히는데 과거에 의정부와 파주에 바로 미군부대가 있었기 때문. 지금은 크게 부대찌개 거리가 조성되어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상호의 대다수에 ‘오뎅’이 들어간다는 점. 부대찌개의 원조라고 손꼽히는 곳이 바로 오뎅식당(📍 경기도 의정부시 호국로1309번길 7)이라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시작은 미미했을지언정 지금은 당당히 우리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부대찌개는 햄과 김치뿐만 아니라 만두, 치즈, 라면사리, 어묵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도핑을 추가할 수 있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매해 10월이 되면 의정부 부대찌개 축제가 열리니 부대찌개 마니아라면 한 번쯤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포 돼지갈비
언제부터인지 마포 돼지갈비는 마치 돼지갈비를 부르는 고유 대명사처럼 불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마포에는 맛이 좋은 돼지갈비집이 모여있다. 이곳에 돼지갈비로 유명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포구가 있던 지리적 특성상 여러 상인들이 이곳에 모여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먹기 시작했다는 말도, 강화에서 올라온 새우젓을 유통하며, 새우젓과 궁합이 맞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음식이 발달했다는 설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이곳은 바로 돼지갈비의 성지. 가장 많이 알려진 곳 중 하나인 조박집(📍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37길 3)을 비롯, 갈매기 골목과 돼지갈비 골목이 크게 형성되어 있다.
장충동 족발
족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 바로 장충동이다. 족발은 북한 황해도의 전통음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국전쟁 당시 북에서 남으로 피난을 왔던 할머니들에 의해 만들어진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장충동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 밀집 거주 지역이었는데, 광복 후 퇴거한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빈집에 피난민들이 들어가 살며 자연스럽게 장충동 일대에 족발골목이 형성되었다고.
여기에 1970년대 장충체육관에서 농구, 배구 등의 스포츠 경기가 자주 열리고 큰 인기를 끌게 되며 응원 후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방문객들이 장충동 족발골목으로 몰리게 되며 유명세를 얻었다고 한다.
신림동 순대볶음
순대의 원조가 신림동은 아니지만 고소하게 기름에 볶아 먹는 백순대와 순대볶음은 아마 서울 내 신림동이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신림동 시장에서 시작하여 하나 둘 순대볶음을 파는 곳이 늘어나고, 4층짜리 건물에 빽빽이 순대볶음 집이 들어선 민속순대타운 건물이 조성되며 순대볶음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많이 있어 저렴하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순대볶음이 오랫동안 신림동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왕십리 곱창
곱창러버라면 한 번쯤 가봤을 법한 왕십리. 왕십리는 마장동 축산시장과 가까워 다양한 부속물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지리적 특성 및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서민들이 모여살던 동네라 비싼 고기 대신 저렴한 가격으로 고기 대신 곱창을 먹으며 발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요즘이야 곱창이나 고깃값이나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이러한 이유로 왕십리는 곱창으로 유명하다.
곱창골목이 넓게 형성되어 있어 여러 곱창집들이 모여있어 특히 주말 저녁이 되면 술 한잔 기울이려는 많은 직장인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