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에서 멀어진 제주라는 땅은 예술가에게는 관대하고 자유로운 실험을 하게 하고, 뇌도 마음도 말랑해진 여행자들에게는 평소보다 높은 타율로 기분 좋은 영감을 준다. 전시, 공연 등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제주의 공간들을 소개한다.
1. 유민 아르누보 뮤지엄
물과 빛, 노출 콘크리트의 건축가. 기하학 구조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평온한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게 제주는 좋은 터가 되어 줬다. 제주에 있는 안도 다다오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섭지코지에 자리 잡은 유민미술관. 성산일출봉을 액자처럼 품은 명상 공간으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글라스하우스, 본태박물관 등이 제주에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
2. 수풍석 뮤지엄
제주를 궁국의 건축여행지로 만들어 주는 건축가가 한 명 더 있다. 빛과 그늘의 조화를 사랑한 재일 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 유동룡이다. 그가 설계한 수풍석 뮤지엄은 제주를 상징하는 물(水)과, 바람(風), 돌(石)을 재료로 완성한 명상 공간으로, 동그랗게 뚫린 하늘과 잔잔한 물이 근사하게 만난 수공간으로 특히 알려졌다. 제주에는 이타미 준의 작품이 몇 개 더 있다. 포도송이를 닮은 포도호텔과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한 방주교회가 있고, 유동룡미술관은 역시 건축가인 유동룡의 딸 유이화가 아버지를 기리며 설계한 건물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762번길 79
3. 김창열미술관
김창열미술관에서는 물방울 작가로 불리는 고(姑) 김창열 화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은 방들이 빛의 중정을 둘러싼 구조가 인상적인 공간이다. 김창열미술관이 위치한 저지문화 예술인마을에는 고 박서보 화백의 미술관도 지어지고 있다. 완공되고 나면 1970년대부터 한국현대미술계를 이끈 두 절친한 화백의 세계를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창열미술관은 제주도립미술관으로 관람료는 2,000원이다.
📍제주시 한림읍 용금로 883-5
4. 캔들라이트 제주
촛불이 둘러싼 몽환적인 분위기와 고전적인 음악이 있는 공연. 캔들라이트가 오는 8월 24일 제주에 찾아온다. 오후 3시 30분에는 히사이시 조의 명곡들로 구성된 공연이 있고, 7시에는 드뷔시 달빛, 베토벤 운명 1악장 등 최고의 클래식 음악들을 만날 수 있다. 예매는 여기서 할 수 있다.
📍서귀포예술의전당, 서귀포시 태평로 270 서귀포종합문예회관
5.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창덕궁 옆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아라리오뮤지엄의 공간을 제주에서도 만날 수 있다.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에는 데미안 허스트, 우고 론디노네, 키스 해링, 백남준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있다. 이름이 탑동시네마인 이유는 과거 이곳을 극장으로 운영했기 때문인데, 2005년 폐관했지만 이름을 남겨 그때의 시간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탑동시네마 말고도 동문모텔 I, II 두 곳에서도 아라리오뮤지엄의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다.
📍제주시 탑동로 14
6. 아르떼뮤지엄 제주
아르떼뮤지엄은 세계적인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 브랜드로 부산, 강릉 등 전국 각지에서 만날 수 있다.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아르떼뮤지엄은 제주에 있다. 아르떼뮤지엄이 선보이는 작품에는 ‘영원한 자연’이라는 주제가 관통하는데, 1400평 규모에서 오는 압도적인 공간감과 세심한 음향 시스템은 깊은 울림을 줘 무한한 마음속 여행을 하게 한다.
📍제주시 애월읍 어림비로 478
7. 마일스
곽지해수욕장 인근은 짧은 여행 일정에 공항에서 멀어지기가 부담스러운 뭍사람들에게 여전히 인기 있는 지역이다. 애월 재즈바 마일스는 와인, 위스키, 칵테일 등 취향에 맞는 술과 함께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연은 오후 8시부터 2부로 진행되며 일정은 마일스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2주 전부터 여기서 예약할 수 있다.
📍제주시 애월읍 고내로7길 46-1
8. 포도뮤지엄
카멜리아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포도뮤지엄은 400평이 넘는 전시 공간을 자랑한다. 포도뮤지엄은 2021년 문을 연 이래로 체험, 메타버스, 비디오, 인터렉티브 등을 키워드로 한 다양한 전시를 선보여 왔다. 같은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포도호텔을 떠올리고 역시 이타미 준이 지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으며, 두 건물은 건축적으로 연관이 없다.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