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걱정 없이 편안히 쉬는 게 가장 재미있는 놀이라는 걸 알았을 땐, 머릿속엔 언제 이뤄질지 모를 케케묵은 상상만 가득한 성인이 돼버렸다. 동심이라 부르기엔 멋쩍은 상상들, 만화와 소설로 달래본다. 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좀 더 편안한 좌석이 있고 기왕이면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주류까지 완비한 곳을 찾았다.
조금 많이 힙한 만화책방, 이태원 그래픽의 이야기다.
그래픽은 만화책을 열렬히 좋아하는 대표의 추진으로 시작했다. 만화의 수준 높은 작품성을 알리고 많은 이들과 공유하려는 시도였다고. 마침 그래픽 노블 시장도 조금씩 크기가 커져가던 때였다.
“수준 높은 만화책들의 시장은 점점 커지는데 접할 기회는 많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좋은 작품들을 그래픽에서 다양하게 노출하고, 독자분들이 최대한 여러 경험을 하실 수 있게 해드리려고 노력했죠”
만화, 그래픽 노블, 아트북 셋 중 하나에 속하고 작품성이 우수하다면 그래픽에 들여진다. 모든 큐레이팅은 취향과 장르를 불문하고 좋은 책을 먼저 들여오기 위해 그래픽 팀 전원이 참여해 이뤄진다. 현재 약 4,000여 권의 장서가 있다.
그래픽하면 멋스러운 인테리어를 많이들 꼽지만, 만화책이 가득한 책방이라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음악과 스낵바.
그래픽은 적절한 음악을 선택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모토이니만큼, 쉬는데 방해되지 않으면서 여유로운 무드를 만들 수 있는 음악과 음량찾는다고.
“시간대별로 장르를 다르게 틀어보는 등 이것저것 적절한 음악을 찾기 위해서 많은 시도를 해봤어요. 독서에 방해되지 않고 집중에 도움이 되는 음악들이 가장 좋더라고요.
가끔 저희 직원들끼리 있을 때는 스피커 음량을 아주 크게 높여놓고 술 한잔할 때가 있는데, 이때가 너무 좋아요. 언젠가는 고객분들께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꿈을 항상 갖고 있어요.”
그래픽은 커피와 우유 등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무료 스낵바와 더불어 매장 직원이 직접 내어주는 위스키와 칵테일, 맥주 등 주류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위스키는 장시간 독서를 하며 즐길 수 있도록 다른 곳 대비 두 배의 양을 제공한다고.
그래픽은 입장할 때 입장료만 지불하고 나면 이용 시간이나 이용 서적에 있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원하는 책을 집어 들고 원하는 자리 아무 곳에나 가서 본인만의 시간을 맘껏 즐기면 된다. 무료 스낵바도 손이 닿는 만큼 무제한으로 집어먹을 수 있다. 으레 놀이터가 그렇듯 놀이 기구만 설치하고, 원하는 만큼 원하는 대로 놀게 해주는 방식이다.
“요즘 직장인이든 아니든 다들 너무 바쁘고, 약속도 많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잖아요. 저는 그런 분들이 저희 공간 오셔서 읽고 싶은 책 읽고, 술도 한잔 즐기고 듣고 싶은 노래 들으면서 온전한 쉼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오늘 잘 쉬었다‘, ‘휴식도 취하고 유익한 하루였다‘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외형부터 빼어난 디자인을 가진 건물이고, 여러 건축매거진에도 아름다운 곳으로 소개된 그래픽이지만 본질은 여전히 만화책이 가득한 만화책방이고 성인이 된 우리를 위한 놀이터다.
그래픽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오늘은 어떻게 놀까, 오늘은 어떤 쉬는 시간을 보내볼까’ 하는 설렘을 가지길 바랄 뿐이다. 그러다 날이 좋아 이곳의 바이브에 흠뻑 빠졌다면, 잠시라도 휴식을 즐기고 갔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낄 뿐. 진지하게 생각치 않더라도 좋아하는 취향에 좋아하는 음악과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며 편안히 쉬면 되는 곳, 그래픽.
이태원에 위치한 그래픽,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운영하며 오후 1시부터 밤 11시까지 오픈한다. 지금 Fever 공식 홈페이지와 어플에서 평일 입장권과 위스키 패키지를 특별가에 판매하고 있다. 그래픽 입장권은 Fever 공식 홈페이지와 어플에서 구입할 수 있다.
📌 용산구 회나무로39길 33, 이태원 그래픽
📌 13:00 – 23:00 (월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