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에게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 가을이다. 하루가 다르게 겨울 냄새가 짙어지는 요즘, 가을 하늘을 좀 더 가깝게 느끼고 싶다면 등산은 어떨까?
서대문구와 종로구 사이에 우뚝 솟아 있는 인왕산은 조선시대의 성곽의 한 축을 담당하던 도심 속 산으로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기록이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인간에게 해로운 짐승을 제거한다는 목적하에 유해조수 구제 조치가 시행되며 호랑이를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며 씨가 마르기 시작했다.
비록 호랑이는 남아있지 않지만 이곳에는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형상의 범바위가 있다. 범바위는 인왕산의 손꼽히는 일출 명소로 종로구와 서대문구의 고층 빌딩이 아름답게 물드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며 멀리는 롯데타워까지 한국에 보인다.
인왕산은 고도 338m로 서울에 있는 산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하며,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길이 미끄러워 등반이 쉽지 않은 산이지만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루트를 포함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3개를 소개한다.
인왕산 자락길
전체 구간이 매우 완만하고, 등산화 등 별다른 도구 없이 쉽게 오를 수 있는 인왕산 자락길은 사직단 – 단군성전 – 황학정 국궁전시관 – 황학정 – 전망대(무무대) – 서시정 – 윤동주문학관 코스의 2.7km 길이 구간으로 총 등산에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인왕산 주변의 다양한 볼거리와 가벼운 등산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대중교통 이용 시 경복궁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인왕산 자락길로 가는 표지판이 보이며 출구로 나와 조금만 걸으면 인왕산 자락길로 오르는 안내판이 계속 보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자락길에 있는 무무대는 ‘아무것도 없구나. 오직 아름다운 경치만 있을 뿐’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만큼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풍경은 무척 아름답다. 사방을 모두 볼 수 있는 데크가 있어 서울을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며 특히 밤이 되면 이곳 주변으로 은은한 조명이 켜져 서울의 야경을 탐색하기 아주 좋다.
🗺️ 네이버 지도 확인하기
인왕산 숲길
인왕산 숲길은 자락길보다는 조금 더 긴 여정으로 택견수련터 – 수성동계곡 – 해맞이동산 – 구름다리(가온다리) – 이빨바위 – 청운공원 – 시인의 언덕 – 윤동주문학관 구간이다. 총 2.5km 길이 구간이지만 총 등산에는 약 1시간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 인왕산 자락길과 숲길의 자세한 지도 및 구간 정보는 이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양도성길 4코스
숭례문에서 시작해 창의문까지 이어지는 5.6km 길이의 구간인 한양도성길 4코스는 이름처럼 옛 성곽이 아름답게 남아있는 길이다. 서울역 4번 출구로 나와 숭례문을 통과한 뒤 정동길을 따라 순성길 돈의문 터 방향으로 가면 되는데, 숭례문과 돈의문 터까지는 인왕산으로 가는 길이니 시간에 따라 생략도 가능하다. 돈의문 터를 지나 월암근린공원 – 사직터널 – 사직공원 – 황학정 국궁전시관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한양도성길 4코스가 시작된다. 이정표가 잘 나와있으니 이정표만 따라가면 되는데,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건 범바위이다. 범바위까지 가는 길은 조금 가파르기 때문에 힘들 수 있지만 범바위를 지나면 정상까지는 200m 남짓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면 조금만 더 힘내보자.
정상은 다른 인왕산의 주요 포인트처럼 서울 도심이 한눈에 들어오며 동서남북 가릴 거 없이 탁 트인 조망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야간 등산을 하는 등산객들도 제법 많이 때문에 밤에도 위험하지 않다. 정상에 오르면 가장 높은 곳에 삿갓바위가 있는데 이곳이 정상을 올랐다는 기념샷을 찍을 수 있는 명소이니 놓치지 말 것! 실제로도 한 명 한 명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등산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산 역시 이정표를 따라 내려오면 되는데 청운공원 – 윤동주문학관 방면으로 나오게 된다. 한양도성길 4코스는 위의 코스를 반대로 갈 수 있는 창의문에서 시작해 숭례문에서 끝내는 방법도 있으니 다음 일정을 생각해 두 곳 중 아무 곳에서 시작할 수 있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이다.
🗺️ 네이버 지도 확인하기
🚨 주의사항! 인왕산으로 진입하면 화장실이 없으니 등반 전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자!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겨울에는 무척 미끄럽기 때문에 겨울 등반은 추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