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덥다. 햇볕은 뜨겁다 못해 따갑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거나 피어오르기 직전이다. 아스팔트보다는 초록색 잔디가 있는 곳을, 기왕이면 물도 있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 바다가 없는 서울이지만, 바라만 봐도 왠지 시-원해지는 곳들을 모았다. 포인트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곳들이다. 굳이 움직이고, 물에 빠지지 않아도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면 시원해지는 곳들을 모았다.
1.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의 황제가 외국 사신을 만나거나 생활했던 터전, 석조전이다. 자로 잰 듯 똑같은 좌우대칭과 비례 구조의 건물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석조전 앞에는 푸른 잔디와 시원한 물이 뿜어져 나오는 분수대가 있다. 덕수궁 일대의 잘 꾸며진 조경과 함께 산책로를 거닐어 보자.
석조전의 바로 옆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시원한 풍경을 즐기다가 바로 옆 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즐길 수 있다.
📍 덕수궁 (공식 홈페이지)
📍 매주 월요일 휴궁, 덕수궁과 석조전 관람 시간은 공식 홈페이지 참고
2. 청운문학도서관
청운문학도서관의 매력은 도서관 전체가 한옥이라는 점과 창문을 열면 보이는 시원한 물줄기다. 문학 전문 도서관인 이곳에서 아무 책이나 집어 들고 물길 위에 있는 누각으로 향해보자.
활짝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볕과 시원한 폭포수 소리, 그리고 한자 한자 아름다운 글귀까지 읽어내다 보면 지금 내가 하는 것이 신선놀음 아닐까.
📍 종로구 자하문로 36길 40, 청운문학도서관 (지도)
📍 매주 월요일 휴무, 평일 10:00-21:00 / 주말 10:00-19:00
3. 서울미술관 석파정
석파정은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쓰였다. 계절별로 수려한 숲의 모습에 왕이 사랑한 정원이라는 별칭으로도 부른다. 인왕산 자락에 있는 데다 계곡이 흐르고 경치가 빼어나다. 직접 석파정에 와 보면 서울이 아닌 것 같은 고요한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한옥의 모습에 왕이 이곳을 왜 탐할 수 밖에 없었는지 절로 수긍이 간다.
낙엽 지는 단풍 시즌이 더욱 멋진 석파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에는 이곳에서 피서를 즐기고 가을에는 단풍 낭만 여행을 떠난다. 석파정은 서울미술관을 통해 입장할 수 있다. 서울미술관 관람 시간과 요금 등 자세한 내용은 공식 웹사이트 참고.
📍 종로구 창의문로 11길 4-1, 석파정 서울미술관 (지도)
4. 서울숲
서울의 센트럴파크 서울 숲이다. 중간중간 넓은 호수와 녹지, 어디서든 돗자리 깔고 앉을 수 있는 공터에서 피서를 즐겨보자. 눈이 시원해지는 푸른 하늘과 초록 숲과 잔디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서울숲 카페거리나 인근의 성수동 맛집에서 음식을 포장해 와 피크닉을 즐겨도 좋다. 숲 곳곳에서 다양한 미술 작품과 조각들이 전시돼 있어 심심하지 않은 서울숲이다.
📍 서울 성동구 뚝섬로 273, 서울숲 (지도)
5. 서울식물원
공원과 식물원의 만남, 서울 최초 도시형 식물원이다. 커다란 온실 안에는 세계 12개 도시를 주제로 한 식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숲과 정원, 호수, 습지가 모두 존재하며 열대와 지중해에 위치한 식물들도 감상할 수 있다고.
위로 솟은 돔 천장의 관행을 깨고 식물 세포막을 형상화해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천장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탁 트인 온실을 구성하기 위해 3,180개의 정삼각형 유리로 건물을 덮었다. 조경상과 건축상을 모두 수상한 서울 식물원, 초록잎 가득한 온실로 피서를 떠나보는 건 어떨지.
마곡동 812, 서울식물원 (지도)
9:30 – 18:00 (매주 월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