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자전거로, 껌을 매트리스로 변신시키는 미니어처 아티스트가 있다. 바로 380만이 넘는 SNS 팔로워를 보유한 타나카타츠야 작가. 일상의 소품들에 꾸밈을 최소화한 대신 그만의 위트를 녹여넣어 미니어처 아트를 만든다. 그리고 그 작품들을 매일 매일 쉬지않고 2011년부터 13년간 하루에 1개씩 업로드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 끊임없는 창작 비결을 묻는다. 그때마다 작가는 늘 ‘미타테’를 고수했을 뿐이라 답했다. 이번에 공개한 타나카타츠야의 새로운 전시 시리즈 MINIATURE LIFE · MITATE MIND는 그의 작품 레시피와도 같다. 전시를 7가지 테마로 나누어 타나카타츠야가 고수하는 ‘미타테’ 철칙이 무엇인지 이번 전시를 통해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미타테란 대상을 다른 것에 비유하고 또 비유하는 것. 보고, 좋은 것을 선택해 결정하는 것 – 타나카타츠야
현재 MPX 갤러리에서 MINIATURE LIFE · MITATE MIND의 전 세계 최초 공개전시를 열고 있는 가운데, 타나카타츠야 작가를 직접 만나 소감을 물었다.
MINIATURE LIFE · MITATE MIND의 전 세계 최초 공개지로 서울을 고른 이유가 있나요?
3년 전, 서울에서 <미니어처 라이프 서울>을 개최했었습니다. 당시 많은 팬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성황리에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전시 할 수 있는 환경이 우수해 서울에서 한 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글라스가 안 보일 정도로 선명하게 인쇄되는 MPX 갤러리의 사진 프린팅 기술이 인상적이었어요. 이곳을 시작으로 차차 다른 도시로 전시회를 넓혀 나가고 싶어 서울을 택했습니다.
지난 한 주를 서울에서 보내셨는데 체류하고 계신 동안 어떤 영감을 받으셨나요?
서울에서는 따로 작품을 만들지 못했네요. 하지만 빨간 음식 등에서 가을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단풍이나 저녁노을을 연상했어요.
대신 이번 전시회처럼 해외로 출장을 가는 경우엔 제 작업실에서 미리 만들어 놓고 옵니다.
1일 1 업로드를 할 수 있는 일상의 루틴이 궁금합니다.
매일 아침 7시 작품을 게시합니다. 하루의 절반은 촬영에 매진하는데, 때에 따라 오전에 하거나 저녁에 하죠. 점심부터 저녁 시간까지 오후 동안은 전시회 준비를 하거나 미팅 등에 참석해요. 그리고 매일 저녁 7시에는 항상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합니다.
제가 설명하려고 하는 ‘미타테’라는 것도 이처럼 규칙적인 일상을 바탕으로 합니다.
매일매일 작품을 만들어 내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오히려 하루에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라 아쉬워요. 아이디어가 하루에도 몇 개씩 떠오르는 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다 못 만들고 있어요. 저는 계속해서 만들고 싶은데도요.
타나카타츠야의 다음 미니어처 아트는 어떤 모습일까요?
‘미타테’를 미니어처로 실현하는 만큼 제가 만든 아트가 일상에 녹아들 수 있도록 여러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사람보다 더 큰 브로콜리를 상상해서 우리가 곧 미니어처가 된다던가, 사물을 아주 크게 키우는 등 색다른 상상들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관람객분들이 어떤 경험을 안고 가시길 바라나요?
‘미타테’라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관람객분들의 일상에서도 직접 미타테를 실현하기까지 이어지길 바랍니다.
누구에게나 매일 마주하는 일상이 있다. 그저 지난한 하루였을 뿐이라고 성급히 책갈피를 넘기는 대신 소소한 위트를 발휘해 보면 어떨까. 익숙한 소품에 재밌는 상상을 해 내 하루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 그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미타테가 아닐까.
3월 2일 오픈한 MINIATURE LIFE · MITATE MIND는 작가의 바램이 현실화된듯 보였다. 관람객들이 일상의 소품을 다른 시각으로 관찰하면서 뜻밖의 재미를 얻어갔으면 하는 세심한 마음이 공간 전체에 녹아들어 있었다.
전 세계 최초 공개 중인 MINIATURE LIFE · MITATE MIND는 6월 10일까지 MPX 갤러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티켓은 아래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