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 펄펄 끓어오르는 자신을 보면서 다가오는 죽음을 예견하면서 만든 곡 레퀴엠. 최고의 작곡가로 알려진 모차르트이지만 정작 우리는 그가 어디에 묻혀있는지, 그가 있는 무덤의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 음악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곡가의 죽음에 대한 유일한 단서, 레퀴엠을 캔들라이트 콘서트에서 선보인다.
레퀴엠이란 가톨릭교회에서 죽은 자들을 위한 위령미사곡을 말한다. 모차르트는 35세의 나이에 신원 불명의 한 남성에게 레퀴엠 작곡 요청을 받았다. 생활고에 시달려 과로가 이어지고 젊은 날 혹사시킨 몸으로 인해 작곡하면서도 고열과 질병에 시달렸다고.
의뢰받아 작곡에 나선 곡이지만, 그는 이 곡이 자신의 죽음을 위한 곡이 될 것임을 이미 예견했다. 그래서인지 모차르트의 레퀴엠에는 다른 작곡가들이 완성한 레퀴엠과는 다른 애절함과 통탄, 그리고 해방감 등의 다양한 감정들이 섞여 있다.
죽음을 곁에 두고 작업한 곡이기에 모차르트는 끝내 본인만의 레퀴엠을 완성하지 못한 채로 숨을 거둔다. 이후 그의 수제자 쥐스마이어가 모차르트의 자리를 대신해 곡을 보충하고 추가한다.
원래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연주 시간만 약 2시간에 달하는 대곡이다. 하지만 이번 캔들라이트 콘서트에서는 60분으로 축약해 모차르트가 힘든 몸을 끌고 완결해 낸 곡들과 부분적으로 작업한 곡, 그리고 쥐스마이어가 이어 보완한 부분까지 모두 들려줄 예정이다.
모차르트의 무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대강 그가 눈 감았으리라 짐작하는 곳에 기념비를 세워놨을 뿐 그의 시신이 담긴 무덤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의 삶은 그의 죽음 앞에서 어떤 생각을 떠올렸을까. 그가 본인의 묘비에 쓰고 싶은 마지막 글귀는 무엇이었을까. 그의 무덤에 찾아가는 대신 그의 생애 마지막이 담긴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 캔들라이트 콘서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캔들라이트: 모차르트 최후의 명곡 프로그램에서 현악 4중주로 레퀴엠을 60분의 프로그램으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