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 위에서 녹아내릴 것만 같은 날씨. 불볕더위에는 아이스크림 수혈이 절실해진다. 그중에서도 밀도 높고 차진 젤라토는 한입 하면 더위에 녹초가 된 몸도 살아나게 한다. 지도에 저장해 두고 참새방앗간처럼 들르기 좋은 젤라토 맛집 8곳을 소개한다. 클래식한 맛부터 제철 과일 맛, 창의적으로 개발한 맛, 상큼한 소르베까지, 참새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 둔 듯한 곳들이다.
1. 당도
여름에 망원동에 가면 꼭 들르게 되던 당도는 이제 마포구를 넘어 서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당도에는 백향과, 개암나무열매, 블랙캐슈넛, 구운피스타치오 등의 시그니처 맛이 있다. 젤라토가 온 유럽 도시들로의 여행에서 영감을 얻은 맛을 소개하기도 한다. 그라니타와 아포가토같이 아이스크림을 쓰는 메뉴를 꾸준히 새롭게 내놓는데,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아이스크림 와인 페어링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브랜딩에도 신경을 써서 차갑고 달콤한 맛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망원점, 서울숲점, TTRS성수점, 롯데월드점
2. 녹기 전에
대흥역과 공덕역 사이에는 2017년 문을 연 녹기 전에가 있다. 복숭아요거트, 살구 등 제철 과일로 만든 맛부터 오디, 쑥 등 당을 기피하는 입맛도 잡는 곳이다. ‘녹싸’로 불리는 녹기 전에 사장은 언제나 재치있고 그윽한 어투로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소식을 전하곤 하는데, 최근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녹인 책 『좋은 기분』을 썼다. 녹기 전에의 채용 공고에서 시작된 이 책을 읽고 젤라토를 먹으면 그 진심에 맛과 시간을 더 즐기게 될 거다.
📍마포구 염리동, 공덕역과 대흥역 사이
3. 쿱
경의선숲길 걷기를 좋아하는 산책자라면 용문동 쿱을 들러 보자. 작은 벽돌 건물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쿱의 대표 맛은 화이트커피와 미숫가루, 밀크티, 체리크림이다.
📍용산구 용문동, 효창공원앞역 인근 경의선숲길
4. 스쿠퍼
서촌에 가면 스쿠퍼의 알록달록한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어 줘야 하루가 끝난다. 꿀수박, 딜참외, 무화과크림치즈, 제주말차 등의 맛을 만날 수 있다.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사진작가 샘 유킬리스 덕에 더 트렌디해진 피렌체식 아포가토도 판매한다. 지난해에는 몇 년 사이 부쩍 바글바글해진 삼각지에도 지점을 냈다.
📍경복궁점, 삼각지점
5. 코타티
해방촌에서 술 한잔한 후에는 코타티에 들러 입가심해야 한다. 자두, 호지차, 허니라벤더 등이 있고 구운피스타치오 젤라토는 맛이 진하다. 직접 구워 버터 향이 가득한 와플에 얹어 먹으면 고소한 끝맛을 즐길 수 있다. 코타티에서도 젤라토와 어울리는 와인을 판매한다. 뚝섬역 바로 앞에도 지점이 있다.
📍해방촌점, 성수점
6. 아우치
한남의 떠오르는 아이스크림 가게 아우치. 베이커리계 유명 셰프 조은정과 휘낭시에 명가 허니비 서울이 함께 오픈한 곳이다. 매일 새로운 라인업을 내거는 다른 젤라토 플레이스들과 달리, 아우치는 언제 먹어도 맛있는 젤라토 네 가지 맛과 신선한 과일로 만든 소프트아이스크림 두 가지 맛을 자신 있게 고정 메뉴로 내놨다.
📍한남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7. 말라카이트
에스프레소바 바마셀, 베이커리 우스블랑과 무이, 그리고 숱한 노포들. 각 분야 강자들이 조용히 모여있는 남영동에는 말라카이트가 있다. 시그니처 매실과 함께 참외라즈베리, 밤요거트, 살구라떼 맛 등이 있는데, 여름 메뉴로 소르베가 들어간 수박화채도 내놓고 있다.
📍용산구 남영동, 남영역 인근
8. 젠제로
청담동 일대는 젠제로가 주름잡고 있다. 럭셔리 패션, 프렌치 레스토랑, 플레이트 브랜드 등 장르 가리지 않고 인근의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해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산딸기, 완두콩, 방아, 체리, 옥수수 등 재료 향이 짙게 느껴지는 맛을 잘한다.
📍강남구청점, 도산점, 압구정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