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비건이 풀만 먹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으리라 믿는다. 비건, 베지테리안 요리도 너끈히 다채로워질 수 있다는 걸 자신 있게 보여주는 식당 6곳을 소개한다.
1. 바이두부
개성 있는 술집과 밥집이 늘어선 해방촌 거리를 지나 언덕을 좀 더 오르다 보면 바이두부가 나온다. 두부를 주재료로 100% 비건 요리를 하는 곳이다. 채소와 어울리는 양념만 잘 골라도 반은 가는 샌드위치 장르임에도 영 만족스럽지 않은 곳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바이두부에서는 정성이 느껴지는 창의적인 맛을 선보여서 실패할 일이 없다.
대표 요리인 브로콜리 두부강정 볼의 강정은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워 담백하다. 바이두부 랩은 순한 재료들 사이로 치고 들어오는 매콤한 마요네즈 맛이 재치 있고 매력적이다. 달걀까지 먹지 않는 비건을 위한 달걀 없는 달걀 샌드위치는 대체식은 맛없다는 편견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적으로 지향하는 바이두부에서는 다회용기를 이용하면 10% 할인된다.
📍용산구 소월로20길 10
2. 칙피스
아직 팔라펠과 후무스를 먹어본 적이 없다면 칙피스에 가자. 칙피스에서는 지중해식, 중동식에 기반을 둔 비건식과 논비건식을 만날 수 있다. 같이 나오는 빵 피타를 주머니 열듯 벌려 속을 꽉 채워 넣고 한입 물면 기분이 쉽게 좋아질 거다. 신사와 성수, 명동, 강남, 왕십리, 마곡 등에 지점이 있어서 어디서 끼니를 때워야 할지 자주 걱정하게 되는 비건 사이에서는 이미 마음의 안식처로 통한다.
📍신사점, 강남구 강남대로152길 69
3. 퍼멘츠
부쩍 바글바글해진 삼각지에 가기 꺼려질 때 반대편으로 발길을 돌리면 신용산의 느긋한 거리를 만날 수 있다. 그사이에는 비건 키친 & 바 퍼멘츠가 있다. 좁은 폭의 입구를 통과해 안으로 들어서면 널찍하고 따뜻한 공간이 펼쳐져서 일단 분위기에 매료되는데, 착하기만 할 것 같은(?) 비건 플레이스도 쿨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곳이다.
올리브유를 넉넉히 둘러 더 고소한 세 가지 후무스와 발효 면 요리들이 있는데, 그중 제일은 피자처럼 생긴 베지 & 커리. 템페와 연근 등 다양한 채소를 알맞게 볶아 적당히 아삭하고 적당한 부드러운 식감이 좋다. 음식과 어울리는 콤부차와 내추럴 와인도 함께 소개하며, 때때로 열리는 DJ 세션과 음악에 관심 많은 직원의 감각 좋은 플레이리스트는 덤이다.
📍용산구 한강대로7길 22
4. 발우공양
비건 요리를 말하면서 사찰음식을 빼놓을 수는 없다. ‘셰프의 테이블’ 정관스님편의 인기와 함께 주목을 받게된 것과 상관없이 그저 맛이 좋아서 자주 찾고 싶어지는 식사다. 조계사와 인사동 인근에 가면 나름대로 유서 깊은 사찰음식점이 몇 있다. 발우공양은 무려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운영하는 식당이다. 맛도 맛이지만 갖가지 반찬으로 채운 식탁은 외국인 친구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좋고, 다소곳하게 차려 나와서 식사 시간을 명상하듯 보낼 수 있다.
📍종로구 우정국로 56
5. 큔
효자동과 청운동 사이에는 큔이 자리 잡고 있다. 동네가 한적한 편인데 그 가운데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느라 모여있는 곳이 큔이다. 큔에서는 정겹게 널어놓은 말린 채소 사이에서, 보기에도 먹기에도 향긋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큔 요리의 재료들은 매장 안에 있는 그로서리와 수요일마다 열리는 큔의 채소가게에서 구매할 수 있다. 지금은 잠시 여름방학을 갖고 있어서 큔에서 식사를 할 수 없지만 채소가게, 발효 워크숍 등은 곧 다시 운영한다.
📍종로구 자하문로26길 17-2
6. 푸드더즈매터
서초에는 비건 양식을 하는 푸드더즈매터가 있다. 역시 버터, 달걀, 우유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곳이다. 참나물 크림 면이나 카펠리니 김퓨레 등 실험적인 새 요리를 간간이 내어놓으며, 서울의 비건 플레이스를 섭렵한 이들에게도 인정받는 곳이다.
📍서초구 서초대로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