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침대를 박차고 나온 이유
일요일 오전.
평소라면 아직도 침대에 뭉개고 있을 시간이지만, 오늘은 이태원에 운동을 예약해둔 게 있어, 어쩔 수 없이 침대의 안락함을 제쳐두고 밖으로 향했다.
다른 운동이라면 ‘다음에’하며 미뤄뒀을 수도 있지만, 이건 한 달에 한 두번밖에 안 열리는 라이브 DJ와 함께하는 바레 운동이라 만성 귀찮음을 오늘만큼은 이겨보기로 했다.
그런데, 바레가 뭐냐고?
바레란, 발레, 요가, 필라테스, 웨이트 트레이닝을 결합한 역동적이며 효과적인 운동이다.
다소 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동작들에 음악을 더해 지루함을 보완한 운동법인데, 요즘 주목받는 몸매와 체형 관리 방식이라고 한다.
사실 나는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운동이었는데, 강사님께서 친히 초대해주셔서 오늘 한번 체험해보기로 했다. 특히 DJ가 현장에서 라이브로 하우스 음악을 믹싱하고, 그거에 맞춰 하는 운동이라고 하니, 클럽에서 추는 춤이 유일한 유산소인 나에게는 너무 매력적인 제안같이 느껴졌다.
이태원 골목 바, 운동 센터가 되다
오늘은 이태원 골목에 위치해있는 ‘카마르’라는 바에서 이벤트가 열렸다.전형적인 스튜디오가 아니라 바와 카페, 문화 공간을 빌려 진행하는 것도 이 클래스의 특징이다. 일상의 공간이 운동의 공간으로도 확장되길 바란다는 강사의 의도가 담겨 있다.
도착하니 요가복을 입은 ‘이쁜 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원래 내 추구미는 ‘기존쎄’이지만, 막상 이런 분위기 속에 들어서면 어쩔 수 없이 기가 쉽게 죽는 편이다. 괜히 한 박자 늦춰 서서, 살짝 어색한 얼굴로 주춤하며 안에 들어갔다.
다행히 강사님이 먼저 다가와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네고, 다른 참가자들과도 연결해줬다. 이 공간에서는 ‘처음 온 사람’이 튀지 않도록, 모두가 한 번쯤 섞이게 만드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정오에 맞춰 수업은 바로 시작됐다.
의자를 바(barre)처럼 잡고, 요가 밴드를 이용해 자신의 체중과 밴드의 압력에 맞춘 저중량 웨이트 동작을 반복했다. 커츠시(curtsy), 플리에(plié) 등 발레 동작을 결합한 움직임이 많았고, 중간중간 요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줬다.
라이브 DJ 음악에 맞춰 하는 운동이라고 하니, 그저 방방 뛰는 정도를 상상하며 어리석게도 오늘 운동을 얕잡아 보고 왔다.하지만 실제 수업은 훨씬 정교했고, 근육을 정확히 쓰게 만드는 구성으로 짜여 있었다. 동작의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나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졌고, 팔다리는 눈에 띄게 떨리기 시작했다.
촬영을 핑계로 중간 중간 동작들을 그만두고 카메라를 들고 다녔는데, 사실은 내 팔다리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은 순간들을 티가 나지 않게 넘기기 위한 나의 얍삽한 연막 작전이었다.
“할 수 있어요!” 함께 버티는 시간
운동 효과는 분명해 보였다. 내가 평소에 얼마나 움직임이 부족한 삶을 살고 있었는지 실감이 가는 순간이었다.
내가 ‘근육이 이렇게 없었구나…’ ‘코어힘이 정말 부족했구나…’ ‘정적인 삶을 살아왔구나…’ 여러 의미로 반성을 하고 자기 성찰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 와중에도 강사님은 힘찬 구호를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중간중간 들려오는 “할 수 있어요!” 라는 응원에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다시 힘을 냈다. 혼자였다면 이미 포기했을 것이다. 다행히 계속 울려 퍼지는 힘찬 비트 덕분에, 절규에 가까운 나의 탄성은 잘 묻혔다.
운동은 약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강사님께서 ‘거의 다 왔어요!’ 라고 여러번 말씀해주셨는데, 그 야속한 끝은 쉽게 오지 않았다. 마음 속에 약간 앙심이 피어날 때 즈음, 수업은 마무리 됐다.
Barre & Beats Vol. 7: 운동과 음악을 매개로 만든 커뮤니티
강사님께서는 싱가포르에서도 4년, 서울에서는 약 3년 정도 바레를 해오신 분이었는데, 요가복 위로 돋보이는 탄탄한 근육들이 그 긴 커리어를 증명해 보였다.
강사님이 이 클래스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히 ‘운동을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해외에서 경험한, 사람들이 음악과 운동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모이고 관계를 만드는 문화가 서울에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고 한다.
그래서 만든 것이 이 ‘Barre & Beats’다. 운동을 핑계로 사람들이 만나고, 서로를 응원하며, 일상에 활력을 더하는 커뮤니티. 수업이 끝난 뒤에도 사람들이 쉽게 흩어지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풍경까지 포함해서 하나의 클래스라고 설명했다. 올해 여름에 첫 이벤트를 열었고, 오늘이 벌써 일곱 번째다.
현재는 서울 곳곳의 바나 카페에서 장소 협찬을 받아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 중이다. 때로는 와인이나 핑거푸드를 곁들여 파티처럼 꾸미기도 하고, 운동 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일부러 남겨둔다고 한다.
이날은 Pibu Pibu의 탈취제를 사은품으로 준비해, 열심히 참여한 이들에게 나눠줬다. 사은품을 받아 개봉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갔고, 그 틈을 타 나도 참여자들에게 말을 걸어봤다.
수업이 끝난 후 모두 땀에 젖은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들어설 때 느꼈던 어색함은 눈에 띄게 옅어졌고, 다들 묘한 연대감을 공유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참석자는 약 10명 정도였다. 처음 오신 분도 계셨고, 매번 참여하신 분도 계셨다.특히 자주 참여한다는 한 사람은 다른 곳에서 바레를 가르치는 강사였는데, 해외에서 운동하는 듯한 개방적인 분위기와, 사람 사이의 거리를 빠르게 좁혀주는 점이 이 클래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이날은 모두 여성 참가자였지만, 남성이나 외국인도 참여 가능하다고 한다.
강사님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키워가고 싶다고 했다. 날이 따뜻해지면 한강공원 같은 야외 공간에서도 클래스를 열어, 운동과 음악, 도시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장면을 만들고 싶다는 계획도 들려줬다.
<작가의 솔직한 평>
평소에는 전기 장판 틀어놓고 강아지랑 같이 귤 까먹으면서 릴스나 넘기면서 보내던 주말을 이렇게 사람들과 모여 운동하며 보내니 주말이 훨씬 활력이 넘쳤다.
2026년에는 더 동적인 생활을 하며 나의 몸과 체력을 가꾸는 것이 신년 계획이었는데, 이 클래스를 통해서 나의 출발점이 꽤 명확해졌다. 어디가 개선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려줬고, 동시에 ‘혼자 하지 않아도 된다’는 용기를 북돋아줬다.
물론, 나의 결론은 ‘모든 부분이 개선이 필요하구나’ 이긴 했지만, 그 또한 나의 동력을 가꾸어주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라이브 음악과 함께하니 운동 자체가 훨씬 즐거웠고, 에너지도 컸다.
한 번의 수업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히 느껴졌고, 솔직히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팔다리와 엉덩이는 분명 저릴 테지만, 그마저도 괜히 뿌듯할 것 같다. 우리 언니도 효과 확실한 운동을 찾고 있었는데, 다음엔 꼬셔서 같이 와볼 생각이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새해를 맞아 새로운 운동을 찾고 있는 분
- 라이브 음악과 에너제틱한 분위기를 즐기는 분
- 운동을 통해 서울 곳곳의 숨은 진주 같은 바와 카페를 발견하고 싶은 분
- 짧은 시간 안에 확실한 운동 효과를 느끼고 싶은 분
- 운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분
- 새로운 커뮤니티와 연결되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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