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소개팅을 위해서 장소가 받쳐줘야 하는 몇가지 요소들이 있다.
얼굴을 20% 가량 이쁘고 잘생겨 보이게 해주는 명도 낮은 조명, 테이블 너머 서로 언성을 높이지 않아도 말소리가 잘 들릴 정도의 주변 데시벨, 고급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
이제 다시 연애 세포가 다시 깨어나는 계절. 성공적인 첫 만남을 꿈꾸고 있다면 장소 선정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당신의 소개팅 성공률을 수직 상승시켜 줄 검증된 장소 리스트.
신사 가로수길 파니엔테
복권도 1등 당첨 명당에서 사야 운이 따르듯, 소개팅 역시 성사율이 높은 곳을 골라야 그 기운이 나에게 전달되는 법이다.
가로수길은 예로부터 유명한 소개팅 성지다. 필자의 주변 커플 중 가장 오래 사귀고 있는 커플도 가로수길에서 소개팅으로 처음 만나 8년 째 이쁜 연애를 이어가고 있다.
가로수길의 수많은 분위기 좋은 식당 중에서도 추천하고 싶은 곳은 파니엔테. 위에서 언급한 소개팅의 성공 요소 세 가지- 조명, 소음도, 그리고 분위기-를 모두 갖추고 있는 곳이다. 식사 이후 간단하게 술 한잔, 혹은 커피 한잔 하기에 발걸음을 이동하기에도 가로수길은 최적이다.
20대의 풋풋한 연애 시작은 여기 가로수길에서.
남산 그랜드 하얏트 서울 갤러리

20대의 풋풋함을 지나 조금 더 깊이 있는 만남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이곳은 최적의 선택지가 된다. 가벼운 소개팅보다는 ‘맞선‘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정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의 가장 큰 자산은 창밖으로 펼쳐지는 서울 시내의 파노라마 전경이다. 대화가 잠시 끊기는 찰나에도 눈앞의 전경은 그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준다.
식사와 와인을 곁들여 진지한 대화를 나누거나, 가벼운 차와 디저트만을 즐기며 서로의 첫인상을 탐색하는 자리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높은 층고와 압도적인 인테리어가 주는 개방감은 두 사람의 첫 만남에 우아한 품격을 더해준다.
다만, 수준 높은 서비스와 분위기에 걸맞게 가격대는 다소 높게 형성되어 있다. 어느 정도의 지출을 감수해야 하는 곳이지만, 인생의 소중한 인연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순간이라면 그만한 가치를 기꺼이 지불할 만하다.
삼청동 PKM 가든 레스토랑

만약 소개팅 상대가 첫 만남을 PKM 가든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한다?
그 센스에 반해 바로 다음 주에 결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PKM 가든 레스토랑는 음식 맛이 뛰어나서 가는 맛집이 아니다.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상대를 향한 배려와 ‘나만 아는 숨겨진 공간’을 소개한다는 특별한 센스가 빛을 발한다.
압도적인 공간미와 내부를 가득 채우는 화사한 자연광은 첫 만남의 긴장감을 생기 있는 설렘으로 바꿔놓는다. 무엇보다 식사를 마친 후 자연스럽게 산책하며 즐기는 PKM 갤러리 관람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데이트 동선을 완성한다.
식사와 예술, 그리고 산책의 여유를 첫 만남에 한 자리에서 모두 선사한다는 것으로 상대에게 나의 ‘센스와 감각’을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설령 만남이 깊은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적어도 당신은 기억 속에 ‘센스 있었던 사람’으로 오랫동안 각인될 것이다.
한남동 오스테리아 오르조

여기는 맛있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맛있다.
필자가 평소 꼽는 양식 레스토랑 중 단연 ‘최애’라 부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살면서 항상 최선과 최악의 상황에 모두 대비해야 한다.
소개팅에서 맞이할 수 있는 최선이 미래의 배우자를 만나는 일이라면,
반대로 최악의 상황은 ‘적어도 그때 먹었던 밥만큼은 정말 맛있었다’라는 기억이라도 남기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오스테리아 오르조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선택지다.
물론 소개팅 성공의 3요소인 조명, 소음도, 분위기를 기본적으로 모두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그 기초 위에 ‘황홀한 맛‘이라는 강력한 한 방을 더한다.
만약 그날 마주 앉은 이가 당신의 인연이 아닐지라도, 최소한 눈앞에 놓인 멋진 플레이트와는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합정동 이치류

필자의 아버지도 어머니를 소개팅을 통해 만났다고 한다. 어머니의 옆모습이 이뻐 첫눈에 반했다는 이야기를 필자는 아주 좋아한다. 필자도 이런 어머니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감히 말하자면 옆모습에는 꽤 자신이 있는 편이다. ^^
그래서 소개팅도 정면으로 마주 앉는 테이블 석보다 바 형태의 좌석을 선호한다. 나란히 앉아 어깨를 살짝 맞댄 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면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합정동에 위치한 이곳은 소개팅 명소로 흔하게 검색되는 곳은 아니지만, 필자가 오랫동안 아껴온 진정한 아지트다. 데이트 장소로 활용했을 때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던 확신의 맛집이기도 하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직원이 눈앞에서 직접 양고기를 구워준다는 점이다. 대화 중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더라도 시선을 불판 위로 돌리면 그만이니, 분위기가 끊길까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다.
대학 시절부터 애정하던 이 식당은 이제 미슐랭 가이드의 인정까지 받으며 예약 없이는 방문하기 힘든 곳이 되었다. 하지만 성공적인 첫 만남을 위해 정성껏 예약해 소개팅 상대를 데려간다면, 당신은 단번에 ‘안목 높은 맛집 전문가’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한남동 레드문

사실 여기는 첫만남으로는 다소 파격적인 선택이다.
일단 소개팅 국룰이라고 여겨지는 양식 레스토랑이 아닌 중식 퓨전 레스토랑이라는 점부터 예사롭지 않다.
그리고 앞서 여러번 강조한 조명, 소음도, 분위기는 모두 갖추고 있으나… 한가지 결정적인 변수가 있다.
중요한 조명이 바로 강렬한 붉은색이다.
이는 첫 만남을 두고 일종의 도박을 하는 셈이다. 붉은 조명 아래서 내 얼굴이 더 매혹적으로 보일지, 아니면 생경하게 보일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적어도 상대방의 기억 속에 결코 잊히지 않는 강렬한 존재로 남게 될 것. 😈
이곳 역시 5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선정과 블루 리본으로 맛을 인정받은 자타공인 맛집이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의심을 거둬도 좋다. 분위기도 마치 90년대 홍콩 영화를 재연해 놓은 것처럼 매우 감각적이다.
영화 <중경삼림>에서처럼 낭만적이고 강렬한 첫 만남을 꿈꾸는 필자이기에, 소개팅에도 영화 같은 마법이 깃들길 바라며 이 한남동 레드문도 은근슬쩍 리스트에 끼워놓아 보았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여기서 소개팅해서 이어진 인연이 있다면 필자에게 꼭 알려주기를!
만약 그 인연이 결혼까지 이어진다면 기꺼이 축의까지 하겠다.